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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2년 전, 16년 4월 말에 결혼을 했다.

결혼에는 당연히 신혼여행이 포함이 되고, 각자의 취향에 고려해서 여행일정을 준비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경조휴가 5일에, 황금연휴와 내 연차를 포함해서 약 3주에 가까운 휴가가 주어졌다.


여행은 흔히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으로 나뉜다. 신혼여행은 배낭여행과 휴양여행으로 나뉜다. 결혼준비기간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소요되는만큼 그동안의 피로를 풀어버리기에 대부분 휴양지로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쉬는 것 보다 직접 발품팔아 돌아다니면서 많은것을 보고싶었다. 아주 간단하게, 자유 배낭여행(일정이 짧아 배낭여행이라 불리기도 거시기하지만)으로 결정이 났고, 아내의 의견에 따라 스페인으로 여행일정을 준비하려 했으나, 15년 10월경에는 스페인으로의 직항기가 운영되지 않아 취소되었다. 그렇다면? 누구나 들어보았던 고대로마, 그리고 가톨릭의 총본산, 바티칸으로 간단하게 결정이 되었다.


우리의 여행준비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1. 여행일수 결정 및 여행지 결정

2. 여행일수에 따른 항공권 예약

3. 대략적인 여행일정 결정

4. 여행일정에 따른 호텔 예약

5. 필요에 따라 기차 예약

6. 세부일정 수립



10박 12일의 기간동안 우리는 이탈리아, 그중에서도 로마와 베니스, 바티칸을 둘러보기로 했고 로마에서 베니스, 베니스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기차표를, 바티칸은 일일 투어를 예약했다.

여행은 16년 4월이었지만, 비행기표는 15년 11월 경에 예약을 했다. 5개월 전에 예약을 해서인지, 대한항공 항공권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인당 약 100만원 정도(유류할증료 없음)였다. 물론, 취소수수료는 20%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처음에 여행일정부터 여행지 결정까지 많은 의견교환이 있었다. 직항기 예매가 뜨지 않은 시점인지라, 외국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스탑오버로 타국을 잠시 체험(독일이라거나..)하자는 의견과 차라리 2개국을 가자는 의견(독일이라거나..) 등 많은 부분이 있었으나, 전체일정 12일간에 2개국을 돌아보는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 알게 된 우리 부부의 여행스타일 차이가 보였는데, 아내는 되도록 많은 도시에서 많은 무언가를 보아야 하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많은 도시를 가던 적은 도시를 가던 상관은 없으나 되도록 천천히 감상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이 스타일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했다.(앞으로 쓸 후쿠오카라거나 오사카라거나..)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지하게 피곤할거라는 조언에 힘입어, 스탑오버니 2개국이니는 무시하고 편안하게 직항기를 타고 가자는 의견으로 수렴. 우리 둘만이 앉을 수 있는 맨 뒷자리로 좌석 예약까지 성공했다. 5개월전에 예약을 해서인지 그 사이에 서울 ICN 출발, 로마 FCC 출발일정이 두세번 정도 변경이 되었다 -_-;


호텔은 당연히 최저가. 잠만 자는 곳이 호텔이라는 스타일은 우리 둘에게도 적용되어 저렴하면서도 예쁜곳. 그리고 교통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 위험해보이지 않는 곳 등으로 잡았고, 로마 호텔의 경우에는 테르미니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베니스 호텔의 경우에는 베니스 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내에서 찾아 예약을 했다. 후에 찾아보니 기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도 오르는 것이지만, 아예 예약이 끝나가는 곳도 있다보니 서둘러 예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을 예약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힌 점은 바로 조식이었다. 본격적인 해외여행은 나도, 우리 아내도 처음이었고 원래 아침밥을 먹지 않는 나였지만 12일간의 해외여행에서 아침밥은 먹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왠지 호텔의 조식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심리로 조식이 있는 곳을 고집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틀리지 않았다!


호텔을 예약한 후에 한 일은 준비물들 정리가 있었다. 가볍게는 옷을 몇벌 챙겨갈지 부터 시작해서 구급약, 보조배터리, 카메라와 렌즈, 항공권 인쇄와 호텔 바우처 인쇄, 여권 사본 등 무지 많았다. 블로그로부터 정보를 무지막지하게 입수해서 우리만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그는 다음과 같다.


(충전지옥)



의약품 

후시딘, 반창고, 정로환, 소화제, 타이레놀

 옷

여행일정에 맞는 수량의 양말, 속옷, 셔츠, 바지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기온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디건류. 

기상대비를 위한 비닐우비

 보조배터리

10,000mAh 1개, 5,000mAh 1개, 멀티 USB 충전기 5구, 콘센트 아답터

카메라 

카메라 1대, 렌즈 2대, 카메라 배터리 여분 1개

액션캠 1대, 액션캠 배터리 여분 4개

 사본

여권 사본 각 네장, 호텔 바우처 사본 각 네장,  기타 예매권 각 네 장

 가방

가볍게 멜 수 있는 슬립백. 

파티션

옷 파티션 및 지퍼백, 비닐 압축백(돌돌 말아서 압축)

 기타

캐리어 잠금장치(어딘가와 고정할 수 있는), 옷핀, 타블렛 PC, 선글라스, 세면용품, 라면 등


아무래도 본격적인 첫 해외여행인지라 물건을 들고가는것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사본들의 경우에는 캐리어 숨김공간에 각 한부씩 숨겨두고, 각자의 가방에도 한부씩을 넣고 다녔다. 현금과 여권이 제일 중요한데 이 또한 하루에 쓸 금액을 정해두고, 남은 금액을 캐리어 공간에, 쓸 금액은 반씩 나눠서 각자가 소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옷핀의 경우에는 뭐 여기저기서 하도 많이 소개가 된 부분이지만 지퍼의 잠금장치 부분에 걸어두면 지퍼가 내려가지 않는다. 물론 강도를 만나면 어쩔 수 없지만 강도만나면 일단 돈 다 드리고 도망치는게 최우선이니까. 전자용품이 많다 보니까 요사이 많이 보이는 멀티 USB 충전기도 필수로 들고다녀야했다.


(캐리어 잠금장치의 의외의 활용법)


약은 당연히 쓸 일 없는것이 중요하지만, 혹시나 물갈이를 한다거나 배탈이 났을 때가 가장 중요하므로 정로환(설사약)을 가장 먼저 챙겨갔다. 선글라스는 크게 쓸 일이 없었고, 일정이 일정인지라 우비는 상당히 쓸모 있었다. 비닐 압축팩 또한 아주 쓸모가 많았는데, 요사이는 압축기가 별도로 달린 압축팩이니 뭐시기니가 많지만 이건 다 필요 없이 그냥 비닐로 된 압축팩이 저렴하고 튼튼해서 쓰기가 좋다. 돌돌 말면 이중구조로 된 부분으로 공기가 빠져나가는 물건인데 정말 이게 대박이었다.


(단지 압축이 되다보니 많이 우겨넣고, 그러다보면 무거워져서 그렇지.)


라면은 혹시나 싶어서 챙겨갔는데 결국 제대로 먹지도 않았다. 이후부터 우리는 여행갈 때 라면을 챙겨가지 않았다. 아내는 기본적인 화장용품 위주로 준비를 했고, 나는 전자용품을 위주로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여행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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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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