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0 _ 1/2000초 _ ISO 160 _ 2011.12.04

F4.0 | 1/2000초 | ISO 160 | 2011.12.04 | Nikon Coolpix P300


사진의 시옷도 몰랐을 때. 그저 찍는게 전부였던 그 시절. 자동 필름 카메라부터 시작하여 토이 카메라, 그리고 똑딱이를 거쳐 미러리스, DSLR 까지. 수많은 카메라를 거쳐갔고 수많은 사진들을 찍어왔다.


초등학교를 다녔을 적에, 소풍을 간다치면 대부분 카메라를 하나씩 들고오곤 했다. 일회용 카메라라던가 혹은 장롱 한구석에 놓여있을법한 자동 카메라같은것들 말이다. 어른들 말로는 "있는집 자식"은 수동 카메라가 있었다고는 하는데, 우리집은 "애석하게도" 수동카메라가 있지는 않았다. 간혹, 카메라를 고장내기도 했었고 사진을 다 찍기도 전에 필름 커버를 열어버리는 불상사도 존재했으며, 일회용 카메라를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써보겠다고 뜯어본 걸 생각하면 어쩌면 흔히 보이는 "남자란 모름지기 눌렀을 때 반응하는 것에 열광한다" 는 말이 진리일지도 몰랐다.


어렸을 적에는 왜 사진에 끌렸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직도 기억나는 몇가지는, MP3로 유명한 아이리버에서 사진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MP3를 출시했을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고싶어했다. 결론적으로 내 손에 들어오는 일은 없었지만, 왜 갖고싶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고등학교 재학생 시절이었던 2005년. 지금은 그저 비웃을법한 133만 화소의 토이 디지털 카메라를 한두개정도 샀었다. 메이커 불명에 생전 처음보는 CF(Compact Flash) 타입의 메모리, 고등학생 신분에는 나름 고가였던 약 8만원. 옥션 경매에서 구매하면 정가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입찰하기를 수십번. 그렇게 구매한 LCD도 존재하지 않는 토이 디지털 카메라. 사진이 어떻게 찍히는지도 모르거니와, 각종 노출수치(있다고 해도 그 때 당시에는 관심 없었겠지만) 또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말 그대로 사진만 찍히는 카메라였다. 몇 번 들고다니면서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내 시들해졌다. 그리고 그보다도 더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수단이 존재했다. 바로 폰카였다.

스마트폰이 존재하기 이전, 2G/3G 폴더폰을 사용하면서 일상생활은 정말이지 눈부시게 달라졌다고 생각된다. MP3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휴대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부족한 화소였지만 당시에는 정말 획기적으로 화질이 좋았던 폰카 덕분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랬던 내가 사진에 조금씩 흥미를 보인건 똑딱이 디카를 구입하고나서부터였다. 아무리 스마트폰이 좋다고 해도 당시의 폰카 성능은 똑딱이 디카의 성능을 따라잡지는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으며, 스마트폰으로 풍경을 찍어도 내 마음에 쏙 들지만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 생각된다. DSLR 이니 뭐시기니 하는 카메라들은 너무나도 고가인 것도 한몫했다. 그렇게 구입한 것이 니콘 쿨픽스 P300 되시겠다.




니콘 쿨픽스 P300


이 카메라를 구입할 당시에 나름 고민해서 알아본 것으로 기억되는데 일단 풍부한 Manual 모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가볍고, 적당한 가격이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용산에서 구입한다는 것이 얼마나 빡치는 일인지도 알게 해주는 일등공신 되시겠다. 사실 구입 당시에는 이 카메라의 각종 수치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하나도 알지 못했고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야 이 카메라가 당시엔 쩔었던 놈이구나 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약 6년만에 다시 살려냈다.


장인은 연장탓을 하지 않는 법. 이 말과 같이 난 이 카메라로 쩔어주는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찍어댄 수백여장의 사진이 있었고 나름의 연구도 했으나 글쎄. 난 이 카메라로부터 배운 건 크게 없었다. 30여만원의 돈낭비를 한 셈이었다.



그렇게 사진이 기억속에서 잊혀지나 싶었으나 어느날 문득 떠오르는거다. 고양이를 입양하고나서 카메라를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다. 2012년 무렵. 울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어서 보관해야지. 이 생각 하나로 카메라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동생에게는 당시에 캐논 550D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DSLR은 무거웠고 차선책으로 미러리스 카메라를 고려했다. 당시에는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가 미러리스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존재했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렌즈 품질이 그렇게나 끝내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착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거기에 AS 또한 삼성이니 믿을만하다 싶었다. 그렇게 인생 첫 할부를 삼성 미러리스 NX210으로 시작했다.



삼성 미러리스 NX210 , 마운트된 렌즈는 18-55mm 표준줌렌즈.


이 카메라로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렌즈 마운트라거나 노출의 3요소인 ISO, 조리개, 셔터스피드 까지. 이 카메라를 사면서 같이 받은 사진 가이드가 나에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토탈 5만여장의 사진을 찍은 이 카메라로는 일본여행이나 부산여행, 고향집, 고양이, 불꽃놀이 등을 찍고는 했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은 풍경이었고, 역시 이 카메라로도 풍경 위주로 사진을 찍곤 했다. 때로는 카메라를 하나 들고 보라매공원을 다녀가기도, 때로는 발길 닿는 서울시내의 어딘가 골목을 누비기도 했다. 일단 찍고보자는 심정에서 찍었다.

아웃포커싱이라거나 혹은 수동초점이라거나. DSLR을 써보지는 않았지만 가장 DSLR에 근접하기도 한 이 카메라는 그렇게 내 손에서 풍경만 찍히다가 끝나버리고 말았다.


F16 | 1/5초 | ISO 200 | 2013.03.21 | Samsung NX-210


F5.6 | 1/40초 | ISO 1600 | 2013.04.18 | Samsung NX-210


F5.6 | 1/4초 | ISO 200 | 2013.05.15 | Samsung NX-210


F4 | 1/4000초 | ISO 200 | 2013.11.20 | Samsung NX-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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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세상의 모든것을 어장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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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설명 : 애플에서 나온 아이패드)
필자가 가장 많이 접하는 뉴스매체는 네이트의 기사들이 아닐까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는분야는, 아무래도 전공이 전공인지라 IT에 관한 뉴스들이다.
그런데 요사이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대부분 국산이라서 까고, 외산이라서 찬양받는 그러한 분위기가 말이다.
실제로 삼성의 갤럭시S가 나왔을 때엔 이런 반응도 나왔다.

"GUI(Graphic User Interface의 줄임말, 윈도우나 IOS, 안드로이드처럼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인터페이스 체계)가 왜 아이폰 닮았나요, 아이폰 짭임??"

갤럭시S를 만든 삼성은 GUI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할 수 없는 하드웨어 제조회사이고 그 GUI는 안드로이드OS 로써 구글이 만든 것 일 뿐인데 아이폰을 베꼈다는 식으로 삼성을 매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갤럭시S의 색상으로 화이트가 추가되자 이번에도 아이폰을 따라하는 것이냐면서 매도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 정점을 찍기에 이른것이 바로 삼성의 갤럭시 탭이다.

(이미지 설명 : 올해 크리스마스를 겨냥하고 출시한다는 삼성의 갤럭시 탭)
삼성 갤럭시 탭의 모습이 공개되자 역시 사람들은 한결같이 삼성을 까기 시작했다.

"왜 아이패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하나요? ㅋㅋㅋ" 라고.


아이폰, 좀 더 앞서나가서 애플사의 제품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애플빠들이 있다.

이런 경향은 아이팟 나노, 아이팟 터치 때 부터 조금씩 생기더니 아이폰이 발매되고나서부터 수도없이 불어났다.
네이트 기사에 흔히 달리는 베플 중 하나는 이런식이다.

"아이폰 까는 사람은 아이폰 안써본 사람, 삼성폰 까는 사람은 삼성폰 써본 사람"

자세한 근거도 없이 국산제품을 무시하고 까는 일말의 행태는 그들 자체가 무지하다는 증거는 아닐까.
만약 갤럭시S가 애플의 제품을 모방하고 베꼈다면, 애플에서는 왜 고소를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애플빠들은 갤럭시 탭이 동그란 모양으로 나와야 까지 않았을까.
실제로 동그란 모양이 나왔다면, "저딴 둥근건 뭐임ㅋㅋㅋ" 라는 식으로 댓글을 달진 않았을까.


심지어 윈도우의 GUI조차 애플의 것을 따라했다는 애플빠들의 입장을 보자면 참 기가막힐 수 밖에 없다.
애플의 GUI도 Xerox사의 Star OS에서 가져온 것 뿐인데.

아이팟 나노, 아이팟 터치조차 사실 미적 디자인과 직설적인 인터페이스가 뛰어날 뿐이지, 거기에서 음질운운하는 애플빠들을 보자면 답이 없다.
물론, 그러한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가 그 제품의 몸값을 올린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제대로 된 EQ조차 없으며 그러한 EQ에서는 국산 MP3에 훨씬 못미치는 제품들을 가지고 음질을 운운하다니...

갤럭시S의 GUI나, 갤럭시 탭의 외관 디자인이나. 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입장이 아니던가. 타블렛 PC의 외관이란것은 저렇게 정해졌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자동차가 바퀴 네 개에 정면, 측면, 후면 유리가 다 달리고 문이 4짝이 대세라고 말 하듯이.
(물론 일부에서는 천장이 없는 컨버터블 차량도, 바퀴가 6개인 차량도, 문짝이 2개인 차량도 있다.)


실제로 갤럭시S와 아이폰 4G를 비교하면 하드웨어 스펙이나 소프트웨어 스펙 상으로 그다지 차이날 것이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삼성폰 자체가 자사제품의 사후관리가 매우 미흡하고 질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은 필자도 매우 잘 알고, 그 점이 해결된다면 애플을 압도하는 거대 핸드폰 제조사가 된다는 점은 명백히 잘 알고 있다.


애플빠들과 삼성까들은 제발 무작정 까지 말고 제품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본 후에 까길 바란다.
무작정 까면 그저... 답이 없다.
"전 무식해서 대가리를 치면 통통 소리밖에 안나요" 라고 말 하는 꼴이다.


++ 덧붙여
1.
아이폰을 절대로 뒤집을 수 없다는 애플빠들의 말과는 달리 안드로이드가 이번분기부터는 점유율이 매우 높아졌고 아이폰을 상회했다는 뉴스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에서 언플을 하냐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착각하지 마라. 안드로이드폰이 삼성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2.
무식한 댓글들을 꼽자면...

아이폰 = 애플
안드로이드 = 삼성+구글

이건 대체 어디서 들어먹은 공식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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