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여, 여러분은, 여기에서, 여러 가지 길을 배워, 원, 투, 스리, 포, 스리, 포, 원, 투, 디제이, 디, 디, 디제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 P. 75 : 비닐광 시대

 

내가 악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꽤 오래 전이었다.

초등학생 때에는 누구나 그랬듯 미술 학원과 속셈 학원, 피아노 학원의 세 군데를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나도 꽤 오랫동안 미술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나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 미술이란 놈이 참 재미있어서 꽤 오래 다녔고 중고등학생 때에는 내신 성적에.

지금 현재로는 나의 예술적 감각에 많이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반면 피아노는 도저히 내 타입이 아니었다. 건반 위에 손을 올려 놓기만 해도 42.195km를 막 달리기 시작한 초보 마라토너처럼 한없이 멀고 길고 넓기만 한 흑백의 평원이었다.

"열쇳구멍 바로 윗자리가 도 야"

나를 처음 가르친 피아노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흔한 체르니니 바알이니를 간신히 떼 놓고 학원을 그만 두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악기들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리코더를 가르치기도 한다.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좀 더 전문적인 악기를 배우게 된다.

풍물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민속 악기를, 밴드에 들어가면 일렉 기타를 포함한 악기를.

하지만 난 언제가 되었든 그냥 내신 성적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의 악기를 불렀다.

 

그렇게 한 가수를 알게 되었고 그 가수로 인해서 나의 인생 중 음악쪽에 해당하는 영역이 180도 바뀌게 된 계기를 낳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음악을 직접 연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무렵 이 생각이 들게 되었고 피아노를 제대로 안 배운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동생이 학교에서 플룻을 배우기에 어깨너머로 플룻을 배우기도 했었지만 아직도 만족할 수 없었다.

 

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이렇게 태어났다.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들리는 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정에 가득찬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무료한 인생에서의 음악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초등학교 수행 평가로 리코더를 배우고 멜로디언을 배운 이들이여.

이제 우리의 인생에서 음악을 찾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악기들의 도서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중혁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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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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