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예능의 최정상에 군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수많은 회차를 보내며 매니아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무한도전의 무한한 도전은 과거부터 지속되어왔다.
봅슬레이, F1 카레이싱, 벼농사, 좀비 특집, 에어로빅 특집, 가요제 등. 제작비로도 엄청났고 스케일로도 엄청났다.

스케일만 큰 건 또 아니었다. 상식을 초월하고 탈피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자리배치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나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 등.

그들의 도전 중 가장 크고 가장 힘든 도전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이번, 무한도전 레스링 특집 WM7은 시청자들과 그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있어 여러가지로 뜻깊은 일이 아니었을까.


유재석의 몸이 언제부터인가 단단해보인다고 느껴질 즈음,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었다. 그러나, 이렇게 스케일이 큰 특집인줄은 과연 누가 알았을까.

1년동안 준비했고 철저히 비밀리에 연습, 촬영했다는 이번 특집은 봅슬레이나 F1레이싱처럼 우리나라에서 환대를 받지 못하는 언더그라운드에 가까운 종목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단 의의가 크다.
그리고 몸을 혹사시키는 그들의 연습들. 지난 2개월간 방송된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무한도전이 아닌, 무모한도전 초기로 돌아간 것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보는이를 힘들게 만들었다.

초급 기술인 낙법부터 고급 기술인 토네이도 DDT까지.
그들을 가르친 건 체리필터 드러머 손스타였고, 그들의 수준은 아마추어 레스링 동호회 수준이었지만 열정만큼은 프로레스러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에만 사람들이 박수를 쳐 준 것은 아니었다.
경기장면이 방송되기 전, 무한도전의 WM7을 크게 흔들었던 사건들도 있었다.
레스링 협회의 한 레스러 징계 파문과 4개월간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는 레스러의 폭로. 그리고 몇몇 멤버의 하차설까지.
김태호 PD의 대응으로 레스링 협회건과 폭로건은 마무리가 일단락되었지만, 네티즌의 넷심을 잃은 멤버들의 인지도는 그도 어떻게 하지 못했을것이다.

그게 바로, 길과 박명수였다.

길은 방송내내 안좋은 이미지로 비춰졌다.
그것이 비단 이번 특집이 아니고서도 이전부터 불거졌던 논란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뇌진탕이니 갈비뼈를 다쳤느니 하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이 때에 길은 뺀질거리고 몸을 사린다는 이유로,
박명수는 한 번의 실수로 겁을 먹고 고급기술을 소화하지 못하는데다가 경기 직전의 연습마저 못하겠다고 내뺐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을 욕먹게 할 이유였을까.

길의 경우에는 내뺐다기 보다는 체력적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보였다.
혹자는 정준하, 박명수 등 노장들에 빗댈 지 모르겠으나 그들은 그들일 뿐 길은 길이다.
마인드 자체에도 그런 점이 엿보였고, 이런 점은 충분히 길 자신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그러나 길도 무한도전의 한 멤버이고 그도 피터지고 박터지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부상당한 멤버만이 열심히 한 것은 아니지않는가.
그 증거로써 경기는 훌륭히 소화하지 않았는가.

박명수 또한 마찬가지다.
나이가 나이인데다가 그러한 충격을 입게 되면 자연스레 몸이 반응을 하게 된다.
일종의 트라우마인 셈이다.
박명수도 방송분량에 욕심이 많을텐데, 그리고 언제나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을텐데.
오죽하면 그런 행동을 하였을까. 박명수도 자기 몫은 톡톡히 했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논란은 어디까지나 경기장면의 방송 직전이었다.
경기장면이 방송을 탄 후에는 그 누구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지루했다는 의견조차도 사그러들었다.

그리고 그런 비난의 자리를 채운 것은 바로 그들에 대한 격려와 감동의 메시지 뿐이었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도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던 정준하,
구토에 울렁거림에 모든 체력적 한계가 바닥난 상태에서도 자신이 배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하던 정형돈.
그리고 악역중의 악역을 톡톡히 소화해낸 길.
항상 입을 나불대던 노홍철, 그러나 묵묵히 모니터링 하면서 멤버들을 격려해주던 노홍철.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최선을 다하던 박명수.
소집해제 후에 비난을 한껏 받았던, 그러나 형들의 모습이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하하.
그 모든것을 다 지켜보고, 묵묵히 응원하던 유재석의 모습까지.


싸이의 연예인이란 곡은 사랑에 관한 곡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연예인이 되어 모든것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담은, 그러한 세레나데였다.
하지만 무한도전에서 울려퍼지던 그 곡은 단순 사랑에 관한 곡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담은 진정으로 가슴에 와닿는. 마음이 뭉클해지던 그런 곡이었다.

언제나 무한도전을 조용히 응원하고 조용히 지켜봤던 한 명의 시청자였지만,
보는 내내 그들에게 미안했고 죄송스러웠던 마음은 이번이 또 처음인 듯 하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가장 가슴이 뭉클했고, 그리고 눈물나게 했던 것은 TV에 방영된 그것도 있지만
김태호 PD의 트위터에 있던 그 한마디였다.

"한번 더 하면 잘 할 수 있는데" 하지만 그는 다음날 몸살을 앓으며 일어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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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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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oteric 2010.09.06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군가 어느 기사의 댓글에 남긴글이 생각 나네요
    "무한도전이라 적고 레젼드라 읽는다"....
    이번 레슬링편은 기획한 담당 태호 피디와 그의 기획에 한마음으로 따라준 출연진 및 전 스탭..
    그리고 총괄 책임을 안고 있는 예능국장 및 책임 프로듀서...
    모두가 박수를 받아도 되는 예능의 큰 전설 한건을 만든듯 합니다
    방송에 비쳐지는 모든 프로그램은 대본 없이는 않됩니다
    아무리 리얼을 외치지만......
    얼마전 종영된 S 본부의 패떳 또한 한동안 대본유출 사건에 휘말리고 수도 없이 조작이라는 구설수에 휘말렸었지요
    맞습니다....
    대본도 없고 그냥 카메라만 들이대고 촬영 해서는 그 어떠한 프로그램도 만들 수 없습니다
    만들수는 있을 지 몰라도 방송에 못 내보냅니다
    하다못해 전설같았고 아직도 레젼드급으로 우대 받는 이경규가 간다 라든가 그의 몰래 카메라 시즌 1도 다 대본이 있습니다
    속는 사람도 알고 있는 대본이 아닌 큰 틀의 대본....
    하다못해 인간극장도 대본 없이는 촬영 못합니다

    이번 무한도전의 레슬링 특집은 도전이라는 대본 안에서 믿음이라는 대사와
    신뢰라는 애드립과 감동이라는 편집점을 찾아 만든
    최고의 예능이 아니었나 합니다

    엊그제의 감동이 다시 생각해도 뭉클 하네요

    • Favicon of https://kimfish.co.kr BlogIcon 김생선 2010.09.06 2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한도전에도 대본관련 사건은 몇번 있긴 했지요.
      오히려 대본이 없어서 쪽박을 찬 사례도 있었구요. ㅎㅎ

      Esoteric님 말씀처럼 세부대본보다는 큰 틀의 대본만으로, 그리고 그들만의 애드리브로 이런 작품이 나온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봅니다.

      무한도전은 이번 레스링 특집을 한 획으로, 더 멋진 것을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