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언제까지인지는 명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곤 할 때, 전화를 많이 이용했지만 편지도 그에 못지 않게 많이 이용했다는 것을요.
공책크기만한 편지지에 검정빛 잉크로 그려나가는 나의 마음을 붉은 우체통에 넣어두고 두근거리며 그 답장을 기다리는 심정.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껍니다.
화선지에 붓필로 멋들어지게 써 보내는 연애편지가 있는가 하면, 오색빛의 아름다운 편지지에 색에 맞춰 쓴 앙증맞은 연애편지도 있었습니다. 또한, 새해마다 시작되는 근하신년이 양각된 새해인사 카드라거나 12월 25일만 되면 우체부들을 바빠지게 하는 크리스마스 카드도 있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카드들이 언제부터인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바로 우리나라에 모뎀(Modem)을 도입하고 난 후부터 입니다.
모뎀이 보급됨과 동시에 PC통신이란것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여지는것보다도 훨씬 이전의 도스배경의 PC통신은 그야말로 그당시의 "인터넷 혁명"이라 불릴정도로 놀라운것이었습니다. 컴퓨터는 단지 문서를 편집하거나, 우리들의 일을 도와주거나. 혹은 게임을 할 수 있는 도구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물건이 PC통신을 접목시키고 나서부터 101%의 활용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채팅과 전자메일. 그리고 자료실에서 자료를 받고, 동호회에 들어서 사람들이 직접 올린 책을 읽기도 하는, 커뮤니티 요소가 강한 이들의 활동은 국내의 유명 소설가를 탄생시키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편지가 완전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PC통신에서 전자메일로만 소식을 묻고 답하는 사람들은 적었지만 충분히 감소치에 있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모뎀의 보급과 PC통신에 이은 또하나의 컴퓨터 통신 혁명은 초고속 인터넷이라 불리우는 ADSL의 도입과 빠른 보급속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터넷 혁명은 사람들의 생활패턴까지도 극심하게 변화시켜주는 요소로 급성장하게 되었습니다.
PC통신보다도 훨씬 저렴한 요금과 풍부한 서버로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을정도였으며 말 그대로 정보가 넘실대는 정보의 바다로 변해버린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엔 충분하였습니다.
전자메일의 사용량도 전의 PC통신보다도 훨씬 많은 수로 10대들과 20대 초반들은 편지 대신 인터넷으로 친구를 사귀고 전자메일을 보내는 등 변하게 되었습니다.
편지와 다르게 이런 전자메일이 인기를 끌게 된 주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런 의미를 따지는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만 -_-; 바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편지는 가는데 2~3일. 오는데 2~3일이 걸리는터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전자메일은 보내는 시간은 수 초에서 길게는 수 분까지, 답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2일 내로 그 차이가 극심합니다. 이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자메일이 이젠 편지를 대신하는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ADSL의 보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전자메일은 몇년 되지 않아 새로운 매체에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습니다. 메신저 (Messenger)라고 불리게 된 이 프로그램은 서로간에 "쪽지"라는 기능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이전 메일의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에 비해 메신저는 답장이 곧바로 온다는 점에서 또하나의 메리트가 된 것입니다. 수많은 메신저 프로그램이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쓰는 메신저로는 "MSN","버디버디","네이트온"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ID라는, 자신의 가명을 이용하여 리스트를 관리할 수도 있고 타인과 만나기 쉽다는 편의성으로 친구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이 된 것입니다.
메신저야말로 대표적인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시나마 한때를 풍미하던 전자우편은 이젠 스팸메일로 가득 차게 되었고 광고메일로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이젠 메신저를 이용한 쪽지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쪽지의 시대도 끝나가기 시작합니다. MSN 메신저에는 쪽지보내기 라는 기능이 없지만, 채팅기능만이 있고 서로의 대화도 쪽지가 아닌 채팅으로만 가능하게 됩니다.
네이트온과 버디버디 메신저 역시 쪽지 라는 기능은 있지만 이젠 대세는 메신저 채팅으로 기울게 됩니다.
"쪽지 보내는 시간마저 아깝다!" 라는 이유가 되는 순간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소식을 전하는 매체". 하지만 여기가 끝은 아닙니다.
온라인에서는 메신저를 이용한 "소식을 전하기"가 이루어지지만, 이들이 온라인의 접속을 오프라인으로 변경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올때는 모바일을 이용합니다. 모바일 역시 온라인의 메신저 기능인 "쪽지"와 비슷하기 때문에, 그리고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과연 언제까지 "소식을 전하는 매체"가 변하지 않을지. 변하게 된다면 언제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하기만 할 뿐입니다.
간편하고 편리한 인터넷 세상이라지만, 사랑하는 그 사람을 위해 편지와 우표를 붙이는 수고쯤은 기울여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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