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사실 여행일정이 꽤나 길었는데 분량조절 실패니 사진을 안찍었다느니 하면서 포스팅 길이가 죄다 제각각. 거기에 찍은 영상은 엄청나게 많은데, 손각대로 촬영하다보니 쓸만한 영상을 건지지는 못했다.
여튼, 이탈리아 신혼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바티칸 투어. 이래저래 말도많고 탈도 많던 바티칸 일정이었지만 하나같이 공통된 부분은 정말로 다녀오길 잘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를 다시 가게 된다면 무조건 바티칸 때문이라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부분. 세례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더 감명받았던 부분도 있다.
이탈리아 열차를 처음 타보았다. 그래피티로 낙서가 되어있고, 스크린도어 조차도 없으며, 우리나라처럼 쾌적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매우 당황했다. 마치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할렘가의 느낌이 물씬 풍겨서 으스스.
일일투어를 신청해서 단체관광을 시작하였다. 단체관광의 경우에는 입장이 훨씬 수월하다는 장점과,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 화장실 위치(중요)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사전예약을 한 우리 아내 덕분에 아주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조각상이자, 단체관광객 입구. 드디어 바티칸에 진입.
박물관
박물관. 레오나르도라느니 하는 식으로 관 이름이 붙어있다.
아주 화려하고 미려한 건물 외부
어디선가 꼭 한번씩은 보게 된 그림. 실제로 보게 되었을 때의 그 충격이란.
그림 크기 또한 어마어마하기에, 그 위압감은 말 할 수 조차 없다.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라 사실 얼마나 대단한지, 작품명이 무엇인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게 함정.
그래도 멋지다는 것 하나만큼은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음.
잠시 공터로 나와서. 휴식시간과 함께 저 멀리 보이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쿠폴라.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하늘이 아주 쾌청하다.
갈매기의 습격
마트에서 사온 샌드위치, 치즈와 바티칸에서 파는 참치피자(...)
바티칸 음식은 정말 맛없기로 유명하다던데, 진짜 맛없었다. 샌드위치나 치즈는 괜찮았다.
바티칸 미술관 내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현대미술작품. 지구 안의 지구
솔방울이 있기에, 솔방울 정원이라 불린다.
여윽시 뛰어난 청동부조와 조각들
다행히도 사람이 많이 없다.
군데군데 보이는 교황의 상징
대리석으로 깎아낸 곡선 장식물. 어찌 이렇게 만들 수 있었을지.
과거에는 성기가 보이는 것이 불경스럽다 하여 이렇게 죄다 가렸다고 한다.
섬세한 옷 표현이 예술
그 유명한 라오콘 군상. 근육들의 묘사가 정말 압권.
그리고 고통스러운듯 일그러뜨리는 표정도.
벨베데레의 아폴로. 크기가 작아보이지만, 사실은 약 3미터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
메두사의 머리를 가진 페르세우스.
아테네.
대리석을 깎아만든 욕조...
관이었던가.
시선을 돌릴 때 마다 보여지는 예술품들
그리고 정교하기 그지 없는 장식들
입체감이 아주 잘 살아있는 벽화.
유명한 그림, 엘리오두루스의 방
그렇게 관람을 모두 마치고, 이제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 매주 수요일이랬나 일요일이랬나. 여튼 그 때 교황님이 연설을 하신다고.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성당답게, 역시나 화려하다. 하긴 그당시 가톨릭은 세계제이이일! 이었을테니, 돈을 쏟아부어 가능했겠지.
예수의 부활을 그린 그림
그리고, 피에타. 방탄 유리로 가로막혀있지만, 그 너머로도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쿠폴라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
벽면의 저 글씨가 사람 키만할 정도로 아주 큰 성당이다.
그리고, 로마의 대부분의 성당은 모두 인공광을 쓰지 않고 자연광을 쓴다.
건축에 대해 1도 모르지만, 설계가 끝장난다는건 잘 알것 같음.
베르니니가 만들어낸 23톤짜리 발다키노 제대. 아름다움과 성스러움의 극치
보정하다 날려먹었긴 한데, 비둘기가 가운데에 있다.
정말이지, 크고 아름다워! 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깨닫게 되는 곳.
돔의 천장벽화도 예술적
계속 말하지만, 저 글자들의 크기가 사람만하다는거...
정면에서 바라본 발다키노 제대. 가운데의 통로는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통로라고 한다.
맨 오른쪽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이 문은 성년의 문이라 칭하는데, 25년 주기로 열리는 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2016년의 경우에는 교황이 특별 성년의 해로 선포하여 열리게 되었다고.
교대근무하러 가는 스위스 근위병
모든 관람을 마치고, 다시 광장으로.
도저히 돌아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여기를,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테르미니역 지하 마트에서 초밥을 사보게 됨.
간단 반찬류도 팔길래 사봄.
레토르트 파스타도 팔길래 사봄.
그리고 먹은 저녁. 리도섬에서 사온 체리가 아직도 남아있다.
그리고, 파스타니 뭐시기니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오니 뭐 여튼 사먹지마라 졸라 맛없음. 내가 음식 가리지는 않는데 진짜 고추참치랑 고추장을 싹싹 비벼먹고도 비려서 남길 정도로 맛없음 퉤
신혼여행 대미를 장식하고자 마지막 일정으로 바티칸을 넣었었다. 일일 패키지 투어라는 것 때문에 많이 거슬리긴 했지만 사실 크게 방법도 없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패키지는 패키지인지라, 중간중간에 쓸데없는 시간도 길었고(이거로 투닥거리며 다투기도 했다) 무엇보다 맘 편하게 내가 보고싶은 것을 볼 수 없었다는게 가장 불편했다. 뭐 이게 패키지의 단점이긴 하다. 그 외에는 설명들을 편히 들을 수 있다거나, 위에서도 적었다시피 화장실 위치같은것을 알 수 있어서 좋다는 것.
여러 미술품들이 좋았으나, 그것보다도 난 성 베드로 대성당이 가장 인상깊었고 가장 보고싶었던 부분인데 종교와 관련된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성당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톨릭의 총 본산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곳이었으니까. 단순 덕후의 마음으로 방문한 곳인데, 이건 덕후를 떠나서 압도되는 엄청난 광경에 그저 할말을 잃을 뿐이다.
거기에, 신앙심이라고는 눈곱만큼만 있는 나로서도 그 광경에 그저 감동의 눈물을 흘렸을 뿐인데, 이는 영광스러운 마음보다는 정말로 아름답고 웅장하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정말이지, 사진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싶었을 뿐.
성 베드로 광장은 재미난 트릭이 숨겨있다. 지정된 위치에 서면, 지그재그로 배치된 광장의 기둥들이 모두 일렬로 정렬되어 볼 수 있는 것. 요런 트릭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일것이다.
시스티나 성당은 정말 볼거리가 많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우리도 알만한 화가들의 벽화, 그중에서도 천지창조를 직접 볼 수 있기도 한 곳이며,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의 장소로도 사용되는 곳이다. 아쉽게도, 프레스코화 특성상 사진을 절대 찍을 수 없으며 떠드는 것 또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군데군데 경비원들이 돌아다니면서 경고를 주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여행의 첫날을, 그리고 마지막날을 장식한 이 곳의 기억은 아직도 우리 부부에게 크게 각인되어져있고, 앞으로 또 갈 곳이기도 하다. 그 때는 교황의 미사집전을 직접 들을 날이 되었으면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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