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근처의 성당을 한 번이라도 더 가보기로 했다.
하여간 하늘은 드럽게 맑아요 엉엉ㅠㅠ
무의미한 풍경일지라도, 어쨌든 사진 한 컷이라도 더 남기려고 했다.
이런식으로 복원공사중인 곳이 로마 곳곳에 널려있었다.
아 이런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고싶다.
테르미니역 근처의 아무 성당이나 들어갔는데, 세상에.
여기도 이쁘더라. 그림이 무슨 3D여 무슨
저 앞의 의자를 보면 알겠지만, 이 또한 엄청나게 큰 파이프 오르간.
발에 채이는게 이런 성당이니..ㅋㅋㅋ
쿠폴라의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들어오는 빛이 참으로 예쁘다.
그리고 테르미니 역에서 공항으로 출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의 한국 출국 게이트는 당시 화재로 폐쇄되었고 우회해서 들어가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일찍 들어가서 보안검사 통과 후 좀 쉬려고 했건만, 보안 게이트 오픈이 되지 않았다고 하여 한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엉엉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고나서, 출발 약 3시간 전 즈음에 오픈이 되었는데 역시 이탈리아인은 일처리를 천천히. 매우 천천히.
여튼 참 재미지게 놀다 왔다.
공항에서 먹은 밀라노 피자. 엿같이 짠 엔쵸비 덕분에 물을 찾는 사태가 발생.
공항에서 본 시계인데 이걸 살까말까 하다가 안샀다.
결국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걸 안사서 후회중이라는 아내의 절규를 계속 듣는중.
맛없는 기내식
세상에, 그렇게 맛난 이탈리아 음식을 먹어댔으니 기내식이 눈에 찰리가.
그래도 덕분에,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한창 매드맥스에 빠질때라, 매드맥스의 사막씬이 생각나던 공항.
아직도 어디인지 모를 아름다운 산맥.
이탈리아는 우리 부부(연애기간 포함해서)의 첫 해외여행이자, 1박 이상으로 어딘가를 놀러간 그러한 곳이었다. 거기에 신혼여행이라니, 상상만 해도 피곤해질 수 있었던 그 여행을 참 재밌게 다녀왔다. 이 기간동안 서로 투닥대기도, 웃기도 하는 그런 즐거운 여행. 다른 사람들이 많이 만류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참 잘 맞아서였는지 큰 탈 없이 다녀온 듯 하다.
지금도 이탈리아 여행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인형가게에서 인형을 고르던 이야기, 베니스 숙소 1층의 레스토랑에서 먹은 오징어 먹물 파스타 이야기, 산 마르코 광장의 이야기, 성 베드로 대성당의 이야기 등등.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고, 당장은 해외여행을 못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이 아쉬워하나, 우리의 아이가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을 나이가 되면, 바로 이탈리아로 다시 가기로 했다. 10년 후, 그 때를 위해 여행적금을 새로히 들어놓고 차근차근 모아가는 중이다. 우리가 신혼여행으로 왔을 때 묵었던 숙소에서 다시 묵고, 방문했던 그 장소들을 다시 방문하여 우리 아이에게 그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그 때 까지 이 사진들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자주 해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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