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많지 않은 준비를 한 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9시 55분 비행시간인지라 대충 7시 정도에 출발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철도에는 사람이 많았었다. 심지어 앉아갈 수 없을 정도... 부끄럽게도 인천공항에서 에그를 수령하는 곳을 찾느라 헤매긴 했었다.
탑승준비를 하는데 있어 수하물 수속이 셀프로 변경이 되었는데 뭐랄까... 돈 받은 만큼 일하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이런것마저 직접 해야하는건가 하는 수고로움과 귀찮음이 동시에 존재했다. 그렇다고 셀프 체크인만큼 편한 것도 아니고 말이다.
심지어 제 2터미널에서 출국을 하게 되었는데 제 2터미널은 처음이었다! 5분간격이랬나 10분간격으로 운행하긴 하지만 그래도 신기한 경험이긴 했음. 캬캬캬
일본어를 읽을 수 조차 없는 비루한 몸뚱이인지라 열심히 구글링을 해서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을 알아봤다. 사실 크게 어려울 것 없었는데, 내가 머무는 숙소에서 공항까지 한 번의 환승으로 편하게 갈 수 있었기 때문. 다만 시간이 쪼금 걸려서 그랬지.
일본 도쿄에 도착하고나서 가장 놀라운 점은, 자유로운 흡연문화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좀 찾아보니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면서부터 금연정책이 엄청나게 강도가 높아졌는데, 이게 올림픽 유치 권고사항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흡연구역이 지정되고, 이 이외의 구역에서 흡연을 하다가 걸리면 벌금이 꽤나 세다고 한다.
심지어 카페나 음식점에서도 금연/흡연구역이 분리가 되어있을 정도이며, 일반 음식점의 금연정책도 곧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나름의 충격과 공포.
그러다보니 담배자판기와 함께 흡연을 할 수 있는 서너평 정도의 공간, 일명 "흡연실"이 곳곳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루트인 호텔에서 4박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 조식시스템이 지금까지 다닌 호텔과 꽤 달라서 애를 먹었었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에 있는 직원이 영어를 상당히 못하긴 했었지만 조식에 대한 설명을 아예 들을 수 없었고, 지금까지 다닌 호텔들은 호텔 방 열쇠(또는 카드키)를 들고가면 조식 레스토랑 입구에서 확인 후 이용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것 없이 로비에서 조식 쿠폰을 발급 받아서 제출하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첫날은 이걸 몰라서 헤매다가 그냥 들어갔었는데, 레스토랑 매니저가 뭐라뭐라 하다가 같이 프론트에 가서 쿠폰을 받아오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설명서를 저렇게나 잘 만들어놨으면 그런거라도 좀 적어두던가...
거기에 그린정책인지 뭐시긴지가 있는데, 이거에 동의를 하면 침대 침구류를 교체하지 않는 대신 음료 토큰을 대신 지급해주는 정책이 있었다. 물론 수건이나 가운, 쓰레기통 같은 건 매일매일 교체해주긴 하지만. 어차피 나야 크게 상관이 없어서 토큰을 대신 받았었다.
해당 토큰은 소프트 드링크나 맥주로 교환이 가능해서 개꿀이었던 부분.
AKB48 카페에 대해 좀 찾아보니 이래저래 아키바 덕후들한테는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듯. 뭐 아키하바라 출신성분(?)을 부정한다나 뭐라나...
일본에 오면 성인용품샵을 꼭 가보고는 한데, 여기서 가장 크게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경험하고는 한다. 일단 수많은 섹스용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있는 모습과 수많은 AV들이 진을 치고 있는 이곳.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은퇴한다며 은퇴작 DVD를 출시했는데 값이 상당히 나가서 구매를 차마 하진 못했다.
여튼, 요사이 리얼돌 이슈니 뭐시기니 하는 것들이 대두가 되고있는 요즈음, 합법적인 성인용품들을 보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여기까지 둘러보고 lawson 드래곤퀘스트 콜라보 편의점에 들어가서 구경했었다. 드래곤 퀘스트는 1도 모르지만 역시 콜라보는 콜라보구나. 드래곤 퀘스트 관련 콜라보 물품들도 파는데다가 대기열조차 드퀘와 관련되어있고, 문열리는 소리마저 드퀘 이펙트라니. ㅎㄷㄷ
여기까지 둘러보고 시간이 꽤 늦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빅카메라 아키바 점을 들어갔다.
마이티아 인공눈물은 멘솔과 같이 눈을 싸하게 만드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아주 좋아하는데, 집에는 1단계, 7단계 10단계를 두고 쓰는 중이다. 일본에 왔는데 눈이 뻑뻑하길래 보이자마자 구매함. 이건 비타민이 많이 첨가된 버전이라 하며, 멘솔과 같은 성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모테나시 쿠로키는 금요일이면 이름을 바꾸고 특별메뉴만 판매하는걸로 유명한데, 대표적으로 오리육수를 사용한 라멘이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금요일엔 시간대가 안맞아서 갈 수 없었고, 다른 날 방문하니 그땐 브레이크타임에 걸려 또 먹질 못했다.
호텔로 돌아와 구매한 물건들을 대강 정리한 후, 조금 쉬었다. 저녁을 먹으려고 초밥집을 알아보았는데 내가 알아본 초밥집은 당최 주문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1도 알수 없는데다가 가격이 꽤나 나가서 부담스러웠다.
구글맵의 힘을 빌어 더 뒤져보니 근처에 꽤 괜찮은 초밥집이 있어서 여기로 갔다.
3인분 모듬초밥과 단품으로 몇개를 더 주문하려 했었는데, 흰 모자를 쓴 분이 많다고 뭐라 하시는 듯 했다. 그래서 쿠다사이 쿠다사이 이소릴 하니까 결국 내주셨다. 아주 맛있었음. 옆테이블의 중년 부부가 내 초밥을 보며 헤에 스게 잇빠이 어쩌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정도는 내 위장의 절반도 못채우지.
초밥을 워낙 좋아하는데 사실 한국에는 꽤 그럴싸하게 맛좋은 초밥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맛좋은 초밥은 워낙 비싸기도 하고. 그렇다고 평범한 일식당에 가게 되면 항상 있는 그저 그런 초밥들만 있는데, 일본은 어딜가도 새로운 생선들의 초밥이 있어 좋았다.
주인도 그렇고 가게 분위기도 그렇고 여러모로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를 하고 있는터라 아주 만족스러웠던 식당. 이후, 4일차 밤에 또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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