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 정도 느꼈을 법 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외계인은 존재할까?

 

많은 사람들은 외계인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하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경우엔 "외계인은 존재하며 우리에게 매우 호의적일것이다." 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실제로 그의 영화에 나오는 모든 외계인은 평화적인 존재가 많다.

 

외계인을 떠나서 외계인의 존재를 포함하는 우주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깝게는 달, 태양(거리상으론 멀지만), 화성 등등. 우리가 중 고등학교를 다닐 적에 배웠던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

이들의 존재를 훨씬 넘어서는 다른 거대한 세상. 그리고 그 곳에 존재하는 엄청난 세상.

 

 

우리는 다른 지역을 돌아다닐 때에 가이드북을 가지고 다닌다.

국내여행의 경우엔 가이드북이 거의 필요 없지만, 해외 여행의 경우엔 필수품이나 다름 없다.

그 가이드북에는 어떤 지역에는 어떤 음식점이 매우 맛있으며, 어떤 것을 꼭 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인들의 성격은 대부분 낙천적이라거나, 한국인들은 젓가락이라고 부르는 기괴한 막대기 두 개로 음식을 먹는다는 등의 인종 묘사도 실려있기도 하다.

 

이 책은 총 5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량도 상당한 편이라서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선뜻 손이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몇 장만 읽어본다면 그 생각은 전혀 다르게 변할 것이다.

기괴한 4차원의 개그 코드가 실려있는 이 책은 앞 문맥과 뒷 문맥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필요도 없으며, 이해해서는 안 될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냥 정신끈만 놓고 읽으면 되는 책이다.

 

비행차는 R17을 초과하는 속력으로 강철 터널을 총알처럼 통과해 우중충한 지표로 빠져나왔다. (중략) R은 육체와 정신 건강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약속 시간에 오 분 이상 늦지 않게 해주는 적당한 여행 속도라고 정의된 속도 단위다. 따라서 그것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속도다. 처음 두 요소는 절대적으로 측정된 속도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세 번째 요소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권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P.290

 

내일 지구가 멸망을 하더라도 난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책에서는 단지 "타월을 구해라" 라고만 말을 한다.

타월의 필요성이 구구절절 나열되는가 하면 말도 안되는 확률적 통계에 의해 사람이 구조되기도 하고

어디론가로 여행을 하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린 심각한 로봇과 신음소리를 내는 문, 머리가 두개인 인물과 이런 인물에게 납치당한 지구인 여성, 지극히 평범한 지구인 남성, 베텔게우스 근처의 행성에서 살다 온 남성...

그리고... "겁먹지 마시오." 라고 친근하게 쓰여져 있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한 권이라면 나라도 우주의 어디론가로 여행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따라오지 않겠는가. 4차원의 안드로메다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합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더글러스 애덤스 (책세상,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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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 즈음, 생텍쥐페리의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고 그에 못지 않게 어린왕자라는 책의 이름에 대해서 들어보았을 것이다.

책에 흥미가 있건 없건, 어린왕자라는 책 자체에 대해서 험담하는 이는 드물것이며 그렇기에 모두들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감히 말하건대 어린왕자라는 책은 성경에 비견(성경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될 정도는 아닐까.

 

비행기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라는 책을 쓰고, 그리고 후에 실종이 되어졌다고 전해진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어린왕자의 이야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은 어린왕자와 함께 다른 소혹성으로 가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만큼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책 전체가 주옥같은 구절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느낌의 소설이다.

 

사람들이 흔히 어린왕자에 대해 이야기 하길, 사막여우와의 대화를 손에 꼽는다.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돋은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난 너만의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되는 거지.  (중략) 밀밭을 보아도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어. 쓸쓸한 일이지. 그런데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여 놓으면 정말 근사할 거야! 밀은 금빛이니까 나는 금빛으로 흔들리는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나겠지. 그리고 밀밭으로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좋아질 거야..."

김&정 어린왕자 : P 69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을 느끼겠지. 네 시가 되면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이 되고 그럴거야."

김&정 어린왕자 : P 70

 

그렇다고 저런 아름다운 글만이 어린왕자의 속에 있지는 않다.

작가의 적나라한 비유와 은유로 어른들의 실태를 고발하기도 하고 그것에 대한, 전혀 풀 수 없는 일종의 악순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단지 읽으며 씁쓸하다고 느낄 뿐이다.

 

우리 어른들은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는가.

우리 어른들은 괜스레 내숭을 떨기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 하지는 않는가.

돈으로, 지위로. 그런 관계에서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바라보지는 않았는가.

단순히 그렇기 때문에 읽는 이들은 가슴이 찔릴 것이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슬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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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학교 공원으로 출장 서점이 왔었다.

전품목 20% 할인이라길래 여친님과 함께 가서 이것저것 책을 고르는 순간,

도저히 사지 않고는 못배길 책이 한 권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 책.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 나고(이하 나고)"라는 책이다.

 

보다시피 사이즈가 일반적인 책 사이즈와는 전혀 다른, 세로로 길쭉한 사이즈이다.

전 권 올컬러인데다가 무려 102 마리나 되는 고양이가 그림으로 실려 있고 그런 점에서 1만 6천원(할인하여 1만 2천 800원) 정도 하는데.

사진이 아니고 그림이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아쉽지만, 그만큼 그림(그것도 매우 묘사력이 대단하고 귀여운 그림)으로써 보는 것이

마치 고양이 나라에 온 듯 한 기분이 되어서 이냥저냥 즐겁게 보기만 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인 "고양이의 보은"을 책으로 보는 기분같았다는 것.

 

나고 라는 지명은 실제로 있는 지명이라 한다.

이탈리아의 이웃에 위치한 도시인데 작은 인구수와 함께 고양이를 도시의 명물로 내세워 관광지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노상전철의 티켓도 고양이 모양인데다가, 우체국에서는 고양이 발에 스탬프를 찍어서 소인역할을 시키기도 한다.

어시장에서도 고양이가 물어가면, 우리 생선이 제일 싱싱하다며 자랑 할 정도이니, 나고 사람들은 고양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가 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라면,

고양이들의 세세한 이야기가 없고 한 장(왼쪽과 오른쪽 페이지에 걸친 한 장)에 일러스트와 낙서 형식의 글들이 채워져 있기에 분량면에서는 약간 아쉽기 그지 없다. 다만, 책에서 이야기 한 대로 아무데나 펼쳐놓고 심심할 때 마다 기분 전환용으로 읽으면 좋을 듯 싶다.

그리고 책의 제본이 세로로 길쭉하다보니 책등 쪽의 내용이 잘 읽히지 않기도 했다. 또한 가로가 짧아서 책을 읽는데도 손에 힘을 줘야 해서...

 

여튼 저런 애로사항을 가지더라도 그만큼의 재미가 가득차 있으니 정말이지 두고두고 후회는 하지 않을 듯 싶다.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 나고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모리 아자미노 (부즈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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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쌓여 있는 유럽산 허브와 열대과일을 사용한 발가락만한 디저트케이크에 저항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따라서 인간인 나는 그것에 저항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은 당연한 것을 넘어서서 당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복권 당첨금을 투기산업에 투자하여 큰수익을 올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신이라는 것을 소유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인가? 아니, 그것은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없다. 본능에 충실한 짐승의 삶일 뿐이다"
p59


"당황한 수정은 미나에게 너는 아일랜드 사람이니 아일랜드로 가버리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러자 미나는 수정의 홈페이지 방명록에 '그렇다 나는 아일랜드 사람이다' 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오십개나 남겼다. 그때 오십개의 게시물을 지우느라 오른손 검지가 부어오를 정도로 쑤셨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새삼스럽게 화가 치솟은 수정은 벽장문이 고장나 미나가 벽장에 갇혀버렷으면 하고 저주하기 시작한다"
p61

창작과 비평사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은 김사과의 장편소설 "미나".

 

이 소설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미나의 절친한 친구 수정. 수정이는 자신의 친구가 학업의 문제로 자살을 하자, 심각한 고민을 한 채 학교를 자퇴하게 된다. 그런 수정을 보면서 미나는 고뇌에 빠지게 되고. "왜 쓸데없는 감정을 갖고 우린 살아가야 하는가." 란 문제를 가진 채 미나는 수정에게 찾아간다.

 

중산층의 자녀들. 그리고 그 자녀의 일탈. 얼핏 보면 여고생의 성장소설임에 틀림 없는 이 소설의 결론은 가히 충격적이다 못해 무섭다. 그리고 섬칫하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입시지옥이 끝없는 희생양을 만들어내고. 이런 획일화되고 기계적인 입시체계 덕분에 많은 이들이 감정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무감각적인 사람들이 생겨남에 따라 사회는 더욱 획일화 된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무가치적인 정보를 머릿속에 억지로 집어넣으며 희열을 느낄 지 모르는 학생들(시절을 보낸 우리들을 포함하여)은 점점 더 무감각해지고 결국엔 자신의 본질을 잊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어폰을 끼며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정. 이런 수정의 손엔 칼이 들려 있었고 자신의 우상(미나)이 문제에 빠지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공부로써 성공을 해야 하는 자신에게는 슬픔의 감정따위 사치였고, 그래서 친구 잃은 슬픔에 젖은 미나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별안간 수정은 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 시대를 초월하여 그런 쓰레기들이 존재했던 거야. 이해해. 완전히 이해해. 얼마나 괴상한 책을 읽으며 얼마나 괴상한 사상을 주고받았을까. 책이라면 문제집만 빼고 다 필요없어. 다 불태워버려야 해. 그러고 보니 문자시대가 끝나고 영상시대가 찾아왔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가만있어도 그런 쓰레기들은 아무 힘도 없이 죽어버릴 테니 다행이다."
p271

 

 

요즈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문학가들의 소설 문법구조와는 판이하게 다른(인터넷 소설과도 매우 흡사한) 이 소설은 우리들의 일상적인 대화체가 그대로 묘사 되어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미나 술 먹이지마."

"내 가먹 고 싶어서먹 는 거야내 가."

미나의 혀는 마비된 채 늘어진다. 정우가 비닐봉지 안을 들여다본다.

p.37

 

"뭐 해?"

"담배 내놔 담배."

"여깄는데." 김별이 가방을 가리킨다.

"아 씨." 수정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짜증나."

"왜?"

"몰라. 그래서 더 짜증나."

"인생이 원래 그런 거야."

"내 인생은 안 그래."

p.99

 

미나와 민호가 서로를 쳐다본다.

"뭐야 저거." 미나가 말한다. 그리고 바닥에 흥건한 우유를 본다. "씨발년 지금 이거 뿌려놓고 도망친 거야?"

"야 쫓아가봐." "아 왜?"

"그냥 저렇게 가게 놔둘 거야?"

"아 그게 뭐 어때서."

"그러지 말고 좀 쫓아가봐. 쟤 좀 이상해."

"아 뭐가 이상해. 쟤 원래 저래. 원래 조온나 이상해. 아 나 그리고 다 젖었어. 엉덩이가 척척해서 못나가!"

p.172

 

다른 소설에서는 비교적 얌전한(?) 말투가 씌어졌다면, 이 소설에서는 우리들의 대화가 여과없이 드러났다는게 참 흥미로웠고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참 많은 문제를 고민한다는것 또한 흥미로웠다.

 

 

인간은 과연 감정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의 더럽혀진 우상을 자신 손으로 스스로 파괴함으로써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슬픔이란 무엇이고, 그리고 우리들의 관점으로 보는, 우리의 관점에서 벗어난 것들은 과연 무엇이 되는 것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덧붙여서

책을 빨리 읽는 나 였지만,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기에 그런지 웬지 이 책은 읽는 속도가 더뎠다.

미나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사과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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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휴가를 다녀온 후임이 내게 선물을 주었다.

 

흔히 받지 못하는 책을 선물 받았는데,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간단히 리뷰를 작성하도록 하겠다.




환생 프로젝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다비드 사피어 (김영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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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읽어본 것은 올해 초 일 것이다. 조선일보에서 받은 10권의 책, 그리고 그 책 속에 포함된 박완서의 단편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이 친절한 복희씨 안에 그 남자네 집 단편이 실려 있었고, 가슴 풋풋한 첫 사랑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기에 재미나게 읽었다.

그러면서 부대 휴게실의 책장을 뒤적이다보니 그 남자네 집이 꽂혀 있었다. 이상하다. 그 남자네 집은 단편이 아니었던가? 이건 그 남자네 집 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단편 소설집인가? 이상하다? 장편소설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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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퇴마록. 그리고 이어진 왜란종결자, 파이로 매니악. 치우천왕기...

 

이우혁은 이영도(드래곤 라자)와 전동조(묵향)와 함께 국내 판타지 시장의 주름을 잡고 있는 인기 작가이다.

이우혁의 특징으로는 엄청난 자료 수집 능력을 손꼽을 수 있는데, 이는 그의 소설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심령현상들(퇴마록)과 자신의 전공을 한껏 살린, 사실 섬뜩하기 그지 없는 사제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파이로 매니악), 그리고 인간 이순신을 재해석하고 그 때 당시의 거북선을 나름대로 재조명하기도 하며(왜란종결자)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대의 영웅 이야기를 담은 치우천왕기까지.

이 소설들을 보면 단지 이우혁은 대단하다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치우"라는 말은 우리는 어디에선가 적어도 한 번 쯤은 보았거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2002년의 월드컵때 우리는 귀신 형상을 한 붉은 악마의 모습이 담긴 수건이며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의 축구 선수를 열광적으로 응원하기도 했고 좀 더 나아가서는 한옥의 처마 끝에서도 귀신 모습의 기와 막새(처마 끝을 잇는 수키와)를 보기도 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치우의 모습이다.

 

치우천왕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 즉 신석기 시대의 말기이며 또한 청동기 시대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략 5천년 전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등장인물이 머리가 부스스하고 옷이라고는 가죽쪼가리로 사타구니만 가렸으며 돌멩이로 사슴이나 쳐 죽이는 시대의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고, 소설이란 어디까지나 허구의 이야기이므로 이 소설이 역사의 모든 사실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되며 말도 안된다고 트집을 잡아서도 안되는 것이다.


치우천왕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우혁 (들녘,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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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베르나르의 새 소설이 출간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파피용.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단한 상상력을 글로 써내는 재주와 독특한 세계관으로 이루어진 그의 전작들, 개미와 타나토노트, 뇌 등등의 작품들.

이전 개미의 리뷰를 쓰면서 결말이 너무 안드로메타 틱하게 빠져 버린 것에 대해서 매우 아쉬웠다고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 리뷰를 쓰진 않았지만, 뇌 마찬가지였고. 과연 이번작품 파피용은 어떠할까.

 

 

 

우리는 한 번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종말이란 세상은 어떤놈의 세상이고 어떻게 오는 것이며 언제 오는 것인지. 그 종말이라는 세상은 신이라는 작자가 떨구는 감자같은 운석덩이에 붙어 오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흥분이 되어 싸우다가 스스로 자멸하게 되는 것인지. 오징어같이 생긴 외계인이 지구로 흘러들어와 레이저빔으로 우릴 다 녹여버리는 것인지.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종말이 오면 다 죽는가,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난 살고 싶은데. 그런데 나만 살아서 무엇을 하나. 다른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 아니 사람하고만 살면 안된다. 거대한 지구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사람 하나가 무슨소용이 있을까. 동물도, 식물도 같이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므로 그 끝날이 내 앞에 이르렀으니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창세기 6:13)

 

만약 우리에게 종말이 오게 된다면, 우리도 방주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종말이란 것이 꼭 홍수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 기후 변화와 인적 재해, 우주 재해로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껏 방주를 만들었는데 운석이 떨어지게 되면. 이거야 말로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과 헤일로, 그리고 다른 여러 게임들. 이 게임들 뿐만이 아니라 오래전에 있었던 많은 세계 역사들. 이 게임들과 역사들의 공통점으로는 한 가지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본거지를 넓히기 위해 다른 행성/나라로 진출하였다는 것.

 

우리에게 종말이 오게 된다면, 우리는 그 종말을 피해 다른 행성으로 도망을 가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라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나 헤일로에서는 시대적 배경이 2500여년 정도가 된다. 그러니까 당연하게도 광전자 엔진이나 워프 기술들이 발전해 있겠지만. 아직 우리들 기술로는 그것이 부족하다. 그럼 그 시간동안 사람들이 죽으면 어떻게 할까?

답은 간단하다. 많이 태워서 죽어도 죽어도 보충이 되도록 만들면 된다. 그러니까, 우주선을 엄청나게 크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동식물들은, 인공수정을 하면 되니 정자와 난자들을 냉동보관 하면 될 것이다.

 

내가 인 맺은 자의 수를 들으니 이스라엘 자손은 각 지파 중에서 인 맞은 자들이 14만 4천이니

(요한게시록 7:4)

 

우리가 지구를 탈출하게 되면 그 길고 긴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1천년이라는 세월을 우주선 안에서 보내야 할 것이다. 사실 인간 수명이 80년이라고 가정하게 되면 우리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도 우주선 안에서 보내겠지만.

일단 지구를 탈출하게 된 이유는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그 불안감은 지금 곳곳에도 발견이 된다. 각지에서 벌어지는 테러들과 북한의 대남 도발, 계속 만들어지는 핵무기.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상 이변, 점점 더 잔인해지는 살인들. 그리고 눈 뜨고 도저히 못 봐줄 여러 사건들.... 신이란 작자가 떨구는 돌멩이보다도, 꼴뚜기 같이 생긴 외게인들이 쏘아대는 레이저 빔 보다도 저것이 더 무서웠던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저런 결과를 되풀이 하면 안 될 것이다.

 

14만 4천명의 수가 우주선에 타게 되고 그것이 날아간다면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조선 왕조가 500년이었다. 그 조선 왕조 500년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우주선 1000년에는 무슨 일이 없을까. 없게 하기 위해서는 그 불씨조차 주어서는 안된다. 폭력의 씨앗을 주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우두머리가 존재해주길 바라는 존재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두머리가 존재하면 그 존재를 욕하지만 그 단체는 결집력이 대단해진다. 그러나 그 우두머리가 없는 공동체라면 결집력이 상당히 미약해지게 된다...

 

이 1천년동안 인간은 많은 진화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작 1년동안 무슨 진화를 할까 싶기도 하다. 과학의 궁극적 진화는 자연이라는 결론처럼, 1천년에 따른 우주선 안의 최종적 모습은 정글과도 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정글에 사는 우리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님들은 아마 원시인과도 흡사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 때 즈음이 되면 아마 우리가 원하던 행성에 도착했을 것이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장 7절)

주 하나님이 남자에게서 뽑아 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여자를 남자에게로 데리고 오셨다. 그 때에 그 남자가 말하였다. "이제야 나타났구나 이 사람! 뼈도 나의 뼈, 살도 나의 살,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벌거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창세기 2장 22~25절)

 

과연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원하던 행성에 도착을 잘 하였을까? 혹시 남자 하나만 살아나거나, 여자 하나만 살아남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도중에 모두 죽지는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도착 했을까? 이렇다면 다행이지만.

 

 

 

 

베르나르의 이야기는 의문에 의문을 던지며 책의 말미에 마침표를 찍는다. 잠시도 손에서 뗄 수 없는 묘한 중독감을 맛보게 해 주는 책, 파피용.

이 결과를 직접 확인하시라.

참고로 개미나 뇌와 달리 4차원으로 결말이 빠지는 구조가 아니기에 난 파피용을 매우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

파피용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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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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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여, 여러분은, 여기에서, 여러 가지 길을 배워, 원, 투, 스리, 포, 스리, 포, 원, 투, 디제이, 디, 디, 디제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 P. 75 : 비닐광 시대

 

내가 악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꽤 오래 전이었다.

초등학생 때에는 누구나 그랬듯 미술 학원과 속셈 학원, 피아노 학원의 세 군데를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나도 꽤 오랫동안 미술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나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 미술이란 놈이 참 재미있어서 꽤 오래 다녔고 중고등학생 때에는 내신 성적에.

지금 현재로는 나의 예술적 감각에 많이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반면 피아노는 도저히 내 타입이 아니었다. 건반 위에 손을 올려 놓기만 해도 42.195km를 막 달리기 시작한 초보 마라토너처럼 한없이 멀고 길고 넓기만 한 흑백의 평원이었다.

"열쇳구멍 바로 윗자리가 도 야"

나를 처음 가르친 피아노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흔한 체르니니 바알이니를 간신히 떼 놓고 학원을 그만 두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악기들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리코더를 가르치기도 한다.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좀 더 전문적인 악기를 배우게 된다.

풍물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민속 악기를, 밴드에 들어가면 일렉 기타를 포함한 악기를.

하지만 난 언제가 되었든 그냥 내신 성적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의 악기를 불렀다.

 

그렇게 한 가수를 알게 되었고 그 가수로 인해서 나의 인생 중 음악쪽에 해당하는 영역이 180도 바뀌게 된 계기를 낳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음악을 직접 연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무렵 이 생각이 들게 되었고 피아노를 제대로 안 배운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동생이 학교에서 플룻을 배우기에 어깨너머로 플룻을 배우기도 했었지만 아직도 만족할 수 없었다.

 

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이렇게 태어났다.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들리는 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정에 가득찬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무료한 인생에서의 음악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초등학교 수행 평가로 리코더를 배우고 멜로디언을 배운 이들이여.

이제 우리의 인생에서 음악을 찾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악기들의 도서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중혁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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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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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반 쯤 남은 물병을 두고, 두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이 반이나 남았네?"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

 

인생도 살다 보면 별의 별 난관을 다 겪는다.

사채를 쓰고 카드를 돌려 막다가 자신의 인생사에 비관하여 자살 하는 사람.

6년 동안 1등을 놓친 적이 없던 한 학생이 컨디션 저조로 수능 때 망치기도 하고

6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가 이별을 고해오기도 한다.

중요한 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일이 올 때 즈음이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일거야."

 

작가 유용주는 수필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에서 자신의 지난 날을 회상해본다.

불명예 전역과 모친상, 누님 이야기 등등...

밑바닥을 대걸레로 닦고 그 구정물을 들이 킬 정도로 쓴 밑바닥 인생을 살아왔던 그.

그러나 그는 뒤늦게 문학의 길에 눈이 떠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었다.

 

일상에서 발견 하는 소소한 아름다움부터

어둡게 찬란한 과거의 이야기, 그러면서 우리는 한가지 무언가를 갖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감사하게 살 줄 알며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는 삶을 살게 되는 마음가짐.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서러웁기 그지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지만

손에 황톳빛 책을 쥐고 책 속에서 자문을 구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우리가 지금까지 부려왔던 투정은 그저 어리광에 불과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며 가장 아끼는 책이고 선물하기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유용주 (솔,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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