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휴가를 다녀온 후임이 내게 선물을 주었다.

 

흔히 받지 못하는 책을 선물 받았는데,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간단히 리뷰를 작성하도록 하겠다.




환생 프로젝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다비드 사피어 (김영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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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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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을 읽어본 것은 올해 초 일 것이다. 조선일보에서 받은 10권의 책, 그리고 그 책 속에 포함된 박완서의 단편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이 친절한 복희씨 안에 그 남자네 집 단편이 실려 있었고, 가슴 풋풋한 첫 사랑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져 있기에 재미나게 읽었다.

그러면서 부대 휴게실의 책장을 뒤적이다보니 그 남자네 집이 꽂혀 있었다. 이상하다. 그 남자네 집은 단편이 아니었던가? 이건 그 남자네 집 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단편 소설집인가? 이상하다? 장편소설이라고 적혀있는데.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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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된 퇴마록. 그리고 이어진 왜란종결자, 파이로 매니악. 치우천왕기...

 

이우혁은 이영도(드래곤 라자)와 전동조(묵향)와 함께 국내 판타지 시장의 주름을 잡고 있는 인기 작가이다.

이우혁의 특징으로는 엄청난 자료 수집 능력을 손꼽을 수 있는데, 이는 그의 소설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심령현상들(퇴마록)과 자신의 전공을 한껏 살린, 사실 섬뜩하기 그지 없는 사제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파이로 매니악), 그리고 인간 이순신을 재해석하고 그 때 당시의 거북선을 나름대로 재조명하기도 하며(왜란종결자)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대의 영웅 이야기를 담은 치우천왕기까지.

이 소설들을 보면 단지 이우혁은 대단하다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는다.

 

"치우"라는 말은 우리는 어디에선가 적어도 한 번 쯤은 보았거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2002년의 월드컵때 우리는 귀신 형상을 한 붉은 악마의 모습이 담긴 수건이며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의 축구 선수를 열광적으로 응원하기도 했고 좀 더 나아가서는 한옥의 처마 끝에서도 귀신 모습의 기와 막새(처마 끝을 잇는 수키와)를 보기도 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치우의 모습이다.

 

치우천왕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 즉 신석기 시대의 말기이며 또한 청동기 시대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략 5천년 전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등장인물이 머리가 부스스하고 옷이라고는 가죽쪼가리로 사타구니만 가렸으며 돌멩이로 사슴이나 쳐 죽이는 시대의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이 이야기는 소설이고, 소설이란 어디까지나 허구의 이야기이므로 이 소설이 역사의 모든 사실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되며 말도 안된다고 트집을 잡아서도 안되는 것이다.


치우천왕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우혁 (들녘,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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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베르나르의 새 소설이 출간되었다. 그 이름은 바로, 파피용.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단한 상상력을 글로 써내는 재주와 독특한 세계관으로 이루어진 그의 전작들, 개미와 타나토노트, 뇌 등등의 작품들.

이전 개미의 리뷰를 쓰면서 결말이 너무 안드로메타 틱하게 빠져 버린 것에 대해서 매우 아쉬웠다고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직 리뷰를 쓰진 않았지만, 뇌 마찬가지였고. 과연 이번작품 파피용은 어떠할까.

 

 

 

우리는 한 번이라도 이런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종말이란 세상은 어떤놈의 세상이고 어떻게 오는 것이며 언제 오는 것인지. 그 종말이라는 세상은 신이라는 작자가 떨구는 감자같은 운석덩이에 붙어 오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흥분이 되어 싸우다가 스스로 자멸하게 되는 것인지. 오징어같이 생긴 외계인이 지구로 흘러들어와 레이저빔으로 우릴 다 녹여버리는 것인지.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종말이 오면 다 죽는가,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난 살고 싶은데. 그런데 나만 살아서 무엇을 하나. 다른 사람과 같이 살고 싶다. 아니 사람하고만 살면 안된다. 거대한 지구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사람 하나가 무슨소용이 있을까. 동물도, 식물도 같이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므로 그 끝날이 내 앞에 이르렀으니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창세기 6:13)

 

만약 우리에게 종말이 오게 된다면, 우리도 방주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종말이란 것이 꼭 홍수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 기후 변화와 인적 재해, 우주 재해로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껏 방주를 만들었는데 운석이 떨어지게 되면. 이거야 말로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과 헤일로, 그리고 다른 여러 게임들. 이 게임들 뿐만이 아니라 오래전에 있었던 많은 세계 역사들. 이 게임들과 역사들의 공통점으로는 한 가지가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본거지를 넓히기 위해 다른 행성/나라로 진출하였다는 것.

 

우리에게 종말이 오게 된다면, 우리는 그 종말을 피해 다른 행성으로 도망을 가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라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나 헤일로에서는 시대적 배경이 2500여년 정도가 된다. 그러니까 당연하게도 광전자 엔진이나 워프 기술들이 발전해 있겠지만. 아직 우리들 기술로는 그것이 부족하다. 그럼 그 시간동안 사람들이 죽으면 어떻게 할까?

답은 간단하다. 많이 태워서 죽어도 죽어도 보충이 되도록 만들면 된다. 그러니까, 우주선을 엄청나게 크게 만들면 된다.

그리고 동식물들은, 인공수정을 하면 되니 정자와 난자들을 냉동보관 하면 될 것이다.

 

내가 인 맺은 자의 수를 들으니 이스라엘 자손은 각 지파 중에서 인 맞은 자들이 14만 4천이니

(요한게시록 7:4)

 

우리가 지구를 탈출하게 되면 그 길고 긴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1천년이라는 세월을 우주선 안에서 보내야 할 것이다. 사실 인간 수명이 80년이라고 가정하게 되면 우리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도 우주선 안에서 보내겠지만.

일단 지구를 탈출하게 된 이유는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그 불안감은 지금 곳곳에도 발견이 된다. 각지에서 벌어지는 테러들과 북한의 대남 도발, 계속 만들어지는 핵무기.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상 이변, 점점 더 잔인해지는 살인들. 그리고 눈 뜨고 도저히 못 봐줄 여러 사건들.... 신이란 작자가 떨구는 돌멩이보다도, 꼴뚜기 같이 생긴 외게인들이 쏘아대는 레이저 빔 보다도 저것이 더 무서웠던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저런 결과를 되풀이 하면 안 될 것이다.

 

14만 4천명의 수가 우주선에 타게 되고 그것이 날아간다면 많은 일이 있을 것이다. 조선 왕조가 500년이었다. 그 조선 왕조 500년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우주선 1000년에는 무슨 일이 없을까. 없게 하기 위해서는 그 불씨조차 주어서는 안된다. 폭력의 씨앗을 주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우두머리가 존재해주길 바라는 존재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두머리가 존재하면 그 존재를 욕하지만 그 단체는 결집력이 대단해진다. 그러나 그 우두머리가 없는 공동체라면 결집력이 상당히 미약해지게 된다...

 

이 1천년동안 인간은 많은 진화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작 1년동안 무슨 진화를 할까 싶기도 하다. 과학의 궁극적 진화는 자연이라는 결론처럼, 1천년에 따른 우주선 안의 최종적 모습은 정글과도 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정글에 사는 우리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님들은 아마 원시인과도 흡사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 때 즈음이 되면 아마 우리가 원하던 행성에 도착했을 것이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장 7절)

주 하나님이 남자에게서 뽑아 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여자를 남자에게로 데리고 오셨다. 그 때에 그 남자가 말하였다. "이제야 나타났구나 이 사람! 뼈도 나의 뼈, 살도 나의 살,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벌거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 하지 않았다. (창세기 2장 22~25절)

 

과연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원하던 행성에 도착을 잘 하였을까? 혹시 남자 하나만 살아나거나, 여자 하나만 살아남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도중에 모두 죽지는 않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도착 했을까? 이렇다면 다행이지만.

 

 

 

 

베르나르의 이야기는 의문에 의문을 던지며 책의 말미에 마침표를 찍는다. 잠시도 손에서 뗄 수 없는 묘한 중독감을 맛보게 해 주는 책, 파피용.

이 결과를 직접 확인하시라.

참고로 개미나 뇌와 달리 4차원으로 결말이 빠지는 구조가 아니기에 난 파피용을 매우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

파피용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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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여, 여러분은, 여기에서, 여러 가지 길을 배워, 원, 투, 스리, 포, 스리, 포, 원, 투, 디제이, 디, 디, 디제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 P. 75 : 비닐광 시대

 

내가 악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꽤 오래 전이었다.

초등학생 때에는 누구나 그랬듯 미술 학원과 속셈 학원, 피아노 학원의 세 군데를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나도 꽤 오랫동안 미술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나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그 미술이란 놈이 참 재미있어서 꽤 오래 다녔고 중고등학생 때에는 내신 성적에.

지금 현재로는 나의 예술적 감각에 많이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반면 피아노는 도저히 내 타입이 아니었다. 건반 위에 손을 올려 놓기만 해도 42.195km를 막 달리기 시작한 초보 마라토너처럼 한없이 멀고 길고 넓기만 한 흑백의 평원이었다.

"열쇳구멍 바로 윗자리가 도 야"

나를 처음 가르친 피아노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흔한 체르니니 바알이니를 간신히 떼 놓고 학원을 그만 두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악기들을 배운다. 학교에서는 리코더를 가르치기도 한다.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좀 더 전문적인 악기를 배우게 된다.

풍물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 민속 악기를, 밴드에 들어가면 일렉 기타를 포함한 악기를.

하지만 난 언제가 되었든 그냥 내신 성적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의 악기를 불렀다.

 

그렇게 한 가수를 알게 되었고 그 가수로 인해서 나의 인생 중 음악쪽에 해당하는 영역이 180도 바뀌게 된 계기를 낳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음악을 직접 연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 무렵 이 생각이 들게 되었고 피아노를 제대로 안 배운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동생이 학교에서 플룻을 배우기에 어깨너머로 플룻을 배우기도 했었지만 아직도 만족할 수 없었다.

 

나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이렇게 태어났다.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들리는 책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열정에 가득찬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무료한 인생에서의 음악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초등학교 수행 평가로 리코더를 배우고 멜로디언을 배운 이들이여.

이제 우리의 인생에서 음악을 찾을 때가 되지 않았는가.

악기들의 도서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중혁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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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반 쯤 남은 물병을 두고, 두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물이 반이나 남았네?"

"물이 반 밖에 안 남았네?"

 

인생도 살다 보면 별의 별 난관을 다 겪는다.

사채를 쓰고 카드를 돌려 막다가 자신의 인생사에 비관하여 자살 하는 사람.

6년 동안 1등을 놓친 적이 없던 한 학생이 컨디션 저조로 수능 때 망치기도 하고

6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가 이별을 고해오기도 한다.

중요한 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일이 올 때 즈음이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일거야."

 

작가 유용주는 수필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에서 자신의 지난 날을 회상해본다.

불명예 전역과 모친상, 누님 이야기 등등...

밑바닥을 대걸레로 닦고 그 구정물을 들이 킬 정도로 쓴 밑바닥 인생을 살아왔던 그.

그러나 그는 뒤늦게 문학의 길에 눈이 떠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었다.

 

일상에서 발견 하는 소소한 아름다움부터

어둡게 찬란한 과거의 이야기, 그러면서 우리는 한가지 무언가를 갖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을 감사하게 살 줄 알며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는 삶을 살게 되는 마음가짐.

 

때로는 지치기도 하고 서러웁기 그지 없는 우리네 인생살이지만

손에 황톳빛 책을 쥐고 책 속에서 자문을 구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우리가 지금까지 부려왔던 투정은 그저 어리광에 불과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며 가장 아끼는 책이고 선물하기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유용주 (솔,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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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금자리로의 둥지를 틀었다.
기존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곳으로.

앞으로 이곳은 나의 공간이 될것이다.


아 그러기전에 ㅅㅂ... 디자인부터 어떻게 해결 좀 하자.
하나부터 열 까지 맘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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