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부부는 이번 러시아 -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서 좀 특별한 일정을 계획했다. 바로, 현지 오케스트라를 관람하는 것. 처음에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러시아 발레를 보려 했으나, 일정상 불가했고 대신 오케스트라를 관람한 것이었다. 이 날은, 오케스트라 관람을 중심으로 혁명광장의 벼룩시장과 향토 박물관을 보러갔었다.
정장을 입었다. 오케스트라 관람은 오후 7시 정도로 예약이 되어있었다.
호텔을 나서는 글쓴이의 모습
향토 박물관은 연해주 정부청사 바로 근처에 있다.
오래전에 놓은 십자수라고 하는데 사실 키릴문자를 알아야말이지. 설명을 모르니 언제 물건인지를 모른다.
오래전에 쓰인 타자기.
뭐 오래된 목조장식이겠거니.
상당히 오래된 유물같다.
장난감?
소비에트 시절의 옷이려니
지폐가 사람 손바닥보다도 훨씬 크다.
발해유물. 교과서에서 많이 본 청동거울 같은건가봄.
발해 유물.
이누이트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박물관에는 발해유물을 포함한 러시아의 근현대적인 유물들이 다량 전시되어 있었으나, 발해관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글은 커녕 영문설명조차 없어 보기가 힘들었다. 괜스레 발해유물을 여기서 보자니 복잡미묘한 느낌. 사진은 많이 찍었으나 무엇을 찍은지 알 수 없었다. 발해유물 관련 설명판에 발해가 중국의 역사인듯 설명하던 부분이 아주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
관람을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오픈시간을 기다리는 내 아내.
근처 공원 겸 놀이터에 스파이디가 다녀갔다!
놀이터는 마치 80년대 한국의 놀이터를 보는 느낌. 모래도 없다.
30분정도 기다린 후에 입장했다. 일단 맥주부터 주문.
주문메뉴는 샤슬릭!
또띠아...? 아 저놈의 오이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치에서 빼낸 샤슬릭. 양갈비 부위로 주문했다. 신기한 풍미를 지녔지만 살짝 질겼음.
반숙계란빵 같은 것. 내가 다 먹음.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떠오르는 독특한 느낌의 화장실
아니 저 두루마리 휴지 대체 뭐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서 먹은 샤슬릭은 독특한 맛이었다. 화장실도 신기했다. 맛난 점심식사를 한 후, 혁명광장의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말이 좋아 벼룩시장이지 사실 앵간한 식료품은 다 파는 이곳.
이파리가 달린 당근은 여기서 처음 봄 ㄷㄷ
마늘도 있다.
수박도 있고 가지도 있고
블루베리와 산딸기도 있다. 블루베리가 매우 싼 편
고려김치!
빵도 판다.
갓 구운 빵도 판다. 커피와 함게. 고려인이 많아서 그런지 한자도 간간히 적힌 모양새다.
볶음밥이나 반찬류도 판다.
한국에서 많이 본 밀키스도 판다. 뒤의 트럭은 일본어네 근데...?
직접 만든 크바스! 허락받고 사진을 찍었다!
역시 기성품보다 훨씬 맛이 독특하다. 간장과 새초롬하고 달짝구리하고 구리구리한 맛이 섞인 것이 참 묘한 중독성을 일으키는 맛.
각종 육제품(?)도 판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꿀이 유명하다고 한다. 꿀도 판다. 우리도 사왔다.
고기도, 소시지도 판다. 하나 사올걸 싶었다...
신기한 건, 이렇게 통조림도 판다는 것이다. 마트보다 좀 더 저렴한건가? 저렴하다면 왜 저렴한거지? 하는 갖가지 의구심을 들게 만든 상점.
건어물도 판다.
신기하게도 오만가지 식료품은 다 파는 이곳은 사진에는 없지만 갓 잡은 각종 해산물도 팔고 있었다. 크바스를 여기서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또한, 꿀은 우리나라의 꿀과 다르게 살짝 시큼한 맛과 향이 꿀마다 전혀 달랐다. 다른 종류로 두 통 정도 사와서 한참 잘 먹었다는 이야기. 역시 어느나라를 가던지 시장은 볼거리가 풍만한 곳 중 하나인 듯 하다.
이후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마트료시카 기념품샵에 들렀다.
동생이 마트료시카를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입구 근처에 전시된 이놈은 무려 6500루블, 한화로 약 13만원이나 하는 고가품이다.
확실히 저렴한 다른 마트료시카에 비하면 퀄리티가 엄청나게 좋다.
그리고 일반 매대에 전시된 마트료시카. 가격이 퀄리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아니 푸틴 마트료시카는 또 뭐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뭐라더라 계란 공예같은 뭐시기였는데. 아무튼 이쁘장하긴 함.
우리 부부는 여행 기념품 장식장이 따로 있어, 이러한 물건들을 꼭 한두개씩 사와서 장식하는 취미가 있다.
한두개만 사는게 아니라는게 문제지.
동생이 환장하는 개구리. 더이상 사오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다.
그냥 모른척하고 하나 사다줄걸 그랬나.
히잌! 내가 술을 좋아했더라면 하나쯤 샀을법한데. 사실 재질을 모르니 술을 담아다니기엔 좀 겁이 난다.
그래서 휴대용 술잔을 샀다.
독수리 전망대에 있다던 기념품 샵은 혁명광장 근처로 이전을 했고, 물건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사진속에는 없지만 각종 모자나 의류, 모피(???)도 있다. 마트료시카 뿐만 아니라 수통, 망원경, 나이프 등 별의별 물건들을 기념품이라고 팔고 있다. 가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듯.
이제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오케스트라를 관람하러 갈 준비를 하게 된다. 정장을 입고 하루죙일 돌아다녔더니 완전 땀쟁이가 다 되었다.
이곳에서 버스를 30분정도 기다리다가, 늦을까봐 다른곳에서 다시 탔다.
오오 버스느님 오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가족단위로 온 중국인 관광객이 말을 걸었고, 우리는 Porto Franco 가게를 알려주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본 아파트.
안개가 엄청나게 짙게 끼었다. 금각교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 슬펐다.
깜빡하고 한 정거장 지나서 내림. 허둥지둥 육교를 오르고 산을 타는 여행을 펼침.
와앀ㅋㅋㅋㅋㅋㅋ구두신고 정장입고 산행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마린스키 극장.
엄청나게 크다
이쁜 내 아내
발레복으로 추정되는 무언가 앞에서.
Private한 좌석을 예약했다. 거진 10만원돈이랬나 뭐랬나.
본격적인 오케스트라 직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아주 감동적이라 눙물도 살짝 흘리뮤ㅠ
관람이 끝난 후. 엄청나게 짙은 안개로 무슨 전쟁이 난 것 같은 분위기
버스가 끊겼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나서야 버스를 끊겼다는 사실을 알게 됨.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던 건, 그 나라에 가서 영화나 뮤지컬, 오케스트라를 관람하는 것이 있었다. 아무래도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게, 현지언어가 1도 통하지 않는데 무슨 영화나 뮤지컬이냐 하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일정은 내 아내가 적극적으로 날 설득했고, 같이 보낸 일정이었다.
각자 정장을 준비하게 된 이유가 있는데, 유럽권에서는 오케스트라를 관람할 때 가장 화려한 옷 또는 정장을 입고 가는 것, 흔히말해 드레스코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정장과 구두, 심지어 넥타이까지 싹다 챙겨가서 입고 관람을 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관람을 온 대다수의 여자들은 무슨 중세시대 영화에나 나올법한 엄청나게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관람을 하러 온데다가, 남자들은 턱시도를 입고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입고 온 의상은 진짜 그냥 아주 평범함에 지나지 않을 정도. 반면, 우리와 같은 여행객이 몇몇 더 있었는데, 그들은 반팔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왔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기왕 여행을 왔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조금 더 이해해서 준비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거기에, 한시간 반 정도 되는 공연시간동안 일체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지 않았다는 점과 전혀 요란스러운 분위기가 아니었던 점 등을 보며 괜히 우리나라의 영화관 매너나 뮤지컬 매너와 같은 부분이 자연스레 비교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서둘러 버스정류장까지 왔건만 버스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지나가는 택시기사가 버스 타임아웃! 버스 타임아웃! 이러면서 버스가 끊겼다고, 자기 택시를 타고 가라고 어디까지 가냐고(이 말을 구글맵!구글맵! 유어호텔! 유어호텔! 뭐 이런 저질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했다.ㅋㅋㅋ) 말을 해주었고, 우리는 우리 호텔을 구글맵에 띄워줬으나... 근시가 온 그 택시기사는 구글맵을 볼 수 없었고... 지나가는 러시아 청년 두 명을 택시기사가 부른 후, 우리 호텔 위치를 알려주었다. 대강 듣기로는 해양공원 뭐시기저시기 한 것 같았는데.
스파씨바를 연달아 외치며, 호텔까지 가는 택시를 탔고, 금각교를 다시 건넌 후 우리는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이 짧은 순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재미난 경험이었다.
이날 밤을 그대로 떠나보내기 싫어, 축제 막바지에 접어든 해양공원을 다시 다녀왔다.
해양공원에서 고로케같은것과 또띠아를 하나 사먹었는데 역시나 오이...
4일째 아침,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부모님들께 드릴 킹크랩과 곰새우를 사러 해양공원으로 갔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인디밴드 공연이 열리는 듯.
한국 국적의 라이너들도 보인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배틀트립에도 나온 킹크랩 샵이 이렇게 공사중...
알고보니, 리모델링 수리중이어서 문을 닫았다고 한다. 급하게 계획을 변경하고 공항 상점에서 킹크랩과 곰새우를 사기로 결정.
가는 길에 고먐미를 만났다.
짐을 모두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철도를 기다리는 중
12시 열차다.
티켓은 이렇게 생김.
우리나라의 개찰구와 흡사하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기차역에서 내렸다.
중국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공항 밖을 나가면 들어올 때 수화물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 나갈 때 조심해서 나가야 한다.
킹크랩과 곰새우를 모두 산 후, 카페에서 잠시 쉰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기 전에 먹은 음식. 핫케이크와 아메리카노.
쓸데없이 사고싶은 크리스탈 해골 보드카. 가격이....
비행기에 탑승.
귀국길에 찍은 구름. 구름이 이렇게 층층히 있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
꽤나 괜찮았던 이번 기내식. 하지만 고기가 없어서 아쉽다.
귀국길 역시, 북한 영공을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엄청나게 산 주류 덕분에 족쇄가 채워지게 됨.
이번 여행의 전리품. 저 미친 보드카를 보라!
벨루가 골드라인, 벨루가 트랜스아틀란틱레이싱.
공항에서 킹크랩과 곰새우를 구매하게 되면 간단하게 포장을 해준다. 1차로 신문지로 감싸고, 2차로 비닐로 꽁꽁 감싼 후 봉투에 넣어주는 방식. 킹크랩은 시기마다 다르고 부위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킹크랩 마리로 구매했고, 대략 1kg에 1800루블 정도 하게 된다. 곰새우는 500g에 1800루블, 곰새우가 많이 비싼편. 킹크랩은 조각내서 다리만 팔기도, 몸통만 팔기도 하며, 아예 다리살만 모아다가 포장해서 무게단위로 팔기도 한다. 우리는 이 다리살 발라낸 부위를 사와서 가끔씩 쪄먹거나 또는 국물용으로 먹기도 했다.
그리고 킹크랩을 사올 것을 대비해서 우리는 박스테이프와 보온가방도 챙겨갔다. 이걸 챙겨가면 아주 안심이 될 듯. 물론, 없어도 크게 지장은 없지만(애초에 냉동된 상태라) 이동거리가 많이 길다 싶으면 챙기는것이 가장 좋을듯.
주류 면세와 관련해서 이전 포스팅에 상세히 적었지만, 주류는 1인당 1L 1병, 1병당 400$ 미만으로만 반입이 가능하다. 우리와 같이 초과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잡히게 되며, 우리는 "자진신고제"를 통해 세금을 감면받았다. 그러니까 꼭 자진신고를 하도록 하자.
근거리에서 유럽향을 맡을 수 있었던 이번 여행. 블라디보스토크는 사실 2박 3일로도 충분히 관광이 가능할만큼 볼거리가 작기도 하고 맛볼만한 음식이 적기도 하지만 일정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전혀 색다른 여행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신기했다. 애초에는 조금 더 길게 여행기간을 잡고 "루스키 섬" 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집을 빌릴까도 했지만, 일정상 되지 않아 아주 아쉬운 부분이었다.
17년 8월 2일~8월 5일까지 총 3박 4일간의 여행기간동안 비는 오지 않았고 기온은 한국보다 상당히 낮은 편. 약 26~28도 정도로 기억이 되는데, 아주 선선하다 생각을 하면 절대금물이다. 습도가 최소 70%에 이르기에,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흠뻑 젖는 기현상을 겪게 된다. 추위를 많이 탄다면 얇은 반팔에 바람막이 하나 정도를 추천한다. 더위 많이 타는 남자라면? 그냥 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