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편
우리 부부는 해외여행을 이 당시까지만 해도 세 번을 함께 했다. 신혼여행은 이탈리아로 다녀왔고 가족여행으로 베트남을, 포스팅하진 않은 처제-동서, 우리 부부의 일본여행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꼈는데 바로 사진이 조금씩 아쉽다는 부분이었다.
DSLR을 처음 써보고 신혼여행을 다녀왔을 때에는 RAW 파일의 필요성을 몰랐다가 뼈저리게 후회하는 중이며, 이후부터는 RAW파일을 필수로 사진을 찍다가 이번엔 광각렌즈에 눈이 멀어 광각렌즈도 지르고. 그러다가 삼각대니 뭐시기니 하는 흔히 말하는 장비병에 걸려버린 거시어따.
심지어, RAW 파일 보정 및 파일변환을 하는 데 있어 300장 정도가 몇시간이나 걸리는 모습을 보고 컴퓨터를 새로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극심한 장비병은 이후에 완화되어 앞으로 포스팅할 대만여행이나 후쿠오카 여행에서는 렌즈를 최소한으로 줄여 떠났다. 어찌보면 참 다행스러운 부분.
겸사겸사, 동생이 DSLR을 내 아내에게 빌려주어 이후부터는 사진이 많이 풍족해지기 시작했다. 항상 찍는 입장이 되다가 찍히는 입장이 되니 참으로 묘한 부분. 이런데서 오는 서로의 견해차가 있어 가끔은 투닥대기도 했지만, 지금와서는 참 재미난 일이었지 싶다.
준비편
러시아 여행은 사실 별것 아니었다. 유럽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도 있었고, 당시 아는 형님이 모스크바로 자주 여행을 가는 사진을 접했었다. 우린 그걸 보면서 다음 여행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혹은 [모스크바]로 확마 가버려? 싶다가도 일정/금전상 빠듯함을 느껴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놈의 [배틀트립 - 블라디보스토크]편을 보고만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우리 부모님과 함께 식사한 [킹크랩]이 결정타. 킹크랩을 먹으러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자,는 취지의 여행이 되어버렸다.
당장 비행기 일정부터 알아보았다. 17년 1월 당시 세금 포함 1인당 33만원으로 대한항공에서 예매를 하였고 실 출발은 17년 8월이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알아보았다. 맛집이라거나 먹을 음식들,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 등등.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갖게 될 [마린스키 극장]에서 오케스트라를 관람하기로 했다. 심지어 private한 좌석으로 비싸게 예매함..^_ㅠ
날짜를 참 잘 잡았다고 느낀 부분은 당시 일정중에 블라디보스토크 연금지급일(?)이 있어 혁명광장에 장터가 크게 선다는 부분과 해양공원 축제시즌이 같이 맞물려있었던 부분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것들
1. 환전
환전은 국내에서 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외환은행이나 혹은 각 은행의 본점에 가야 겨우 환전이 가능한 수준인데 이렇게까지 환전을 해야하나 자괴감이 들 것이다. 그럴 땐, 원화-달러화-루블화 이중환전을 하자. 인터넷에서 뒤져보면 이중환전을 하면 좋은 국가 정보가 꽤나 있는 편인데, 중요한건 이중환전이 아니다. 바로, 달러화 환전을 할 때 신권으로 환전을 해야한다는 부분. 조금이라도 사용감이 있는 달러화의 경우에는 환전불가로 거부당한다. 심지어 공항 내 환전소에서조차 환전불가를 때려버린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내의 환전소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환전소 환율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그냥 마음가는 곳에서 환전하면 편하다.
2. 현지 언어
어딜가나 당연하게도, 현지언어를 배워두면 좋다. 심지어 러시아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기세등등하게 영어를 사용했다가는 원투쓰리 정도도 못하는 러시아인을 만나 당황할 수 있다. 실제로 궁백화점이나 기타 여러 관광지/쇼핑몰/음식점에서 영어를 사용하려다가 낭패를 본 한국인 관광객을 몇 번 본 터라, 이 부분에서 상당히 주의를 요구해야 할 것.
현지 언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유창하게 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글자를 배워가라는 소리도 절대 아니다. 간단한 인사와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숫자 정도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손짓 발짓으로 해도 다 알아들으니까. 러시아인들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뛰어나서 굳이 영어를 배울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국가인만큼 현지 언어를 배워간다면 옆에서 어버버대는 관광객보다도 훨씬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으니 간단하게나마 배워가자.
감사합니다 - 스파씨바
안녕하세요 - 즈드라스트부이쩨
실례합니다 - 이즈비니쩨 빠짤스타
예(Yes) - 다
아니오(No) - 니엣
좋습니다 - 하라쇼
1 - 아진
2 - 드바
3 - 뜨리
4 - 치뜨리
(나머지는 검색을..)
3. 공항 >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로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두번째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 공항철도는 크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니 생략하며, 공항버스는 정문으로 나간 후 107번 버스를 타면 된다. 말이 좋아 버스지 사실 조금 큰 승합차 정도라서 아주 당황스러울 수 있다.
공항버스의 요금은 인당 180루블이며 캐리어는 95루블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배차간격은 약 60분이라는데 체감상 20분정도마다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4. 버스타는 방법 (시내)
블라디보스토크의 도로는 대부분 일방통행 도로이다. 일방통행 도로가 엇갈리고 엇갈려 교차로가 생기는 방식. 그러다보니 목적지를 가더라도 상당히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택시탈 때에도 마찬가지로, 목적지를 확실히 말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애초에 목적지를 제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안가겠지만.) 택시는 목적지를 말 하고, 가격을 흥정한 후에 출발한다.
버스는 20루블이다. 이거 정찰제다. 목적지에 따라 차등요금이고 뭐시기고 이딴거 없이 그냥 20루블을 내면 그 버스의 종점까지 갈 수 있다. 20루블은 기왕이면 동전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을 부득이한 경우에는 알아서 요금을 거슬러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버스카드나 그런거 없으니까 찾아볼 생각일랑 하지 말자.
또 하나, 버스요금은 내릴 때 기사님께 드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선불이 아니니까 주의하자.
5. 킹크랩과 곰새우
러시아를 가게 되면 대부분 킹크랩에 환장을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방송에서도 그렇고. 킹크랩이 우리나라보다 기본적으로 반값을 하고 들어가는 국가다보니 그러한데, 킹크랩이 확실이 졸라 맛있긴 하지만 킹크랩보다 더 맛있는 것이 있다. 바로, 곰새우라는 놈이다.
킹크랩보다 비싸고 껍질에 가시가 많아 먹기가 상당히 불편한 이놈은 진짜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쫀득쫀득한 육질에 고소하고 달달한 맛, 쌉싸름한 알까지 겸비하고 있어 더없이 술안주로 좋다.
킹크랩은 계절마다, 가게마다 다르긴 하지만 1kg에 1,800루블(한화 3.6만)정도. 곰새우 또한 계절과 가게마다 다르긴 하지만 1kg에 3,000루블(한화 6만)정도이다.
공항에서도 냉동상태의 킹크랩과 곰새우를 구매가 가능하다. 시세는 해양공원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이나, 무리가 되는 부분은 아니다.
그리고 냉동상태의 킹크랩은 한마리 통째로 또는 몸통 절반 의 단위로 팔며, 패키지 형태로 킹크랩의 부위살을 모아 냉동된 것을 팔기도 한다.
6. 준비 끝
이렇게 모든 사전조사와 준비를 마치고, 우린 17년 8월. 그렇게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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